흑심이가 아프다 턱시도남매


나의 사랑하는 고양이 흑심이가 아프다.

국내에는 아예 보고된 사례가 없는 희귀질환이란다. 이름도 아주 어렵고 길다.

반엽 유형의 통앞뇌증(완전전뇌증), 영어로는 Semilobar holoprosencephaly, 전뇌의 일부가 없는 것이다. 흑심이의 경우 약 2/3가 없다고 한다. 눈이 보이지 않는 것도 이때문이다.

처음 안구진탕이 나타난 게 9월 23일이니 벌써 한달도 전 일이다. 입원해서 MRI 찍고 밤새 울며 해외논문 뒤지고 실낱같은 희망으로 여기저기 병원을 다녔다.

결론적으로 이 질환은 치료법이 없다. 없는 뇌를 만들 수 없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.

사람들은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했지만, 대학병원에서도 이 병에 대해 모른다. 그들은 완전전뇌증 고양이를 본적도 없고, 간절히 공부한 나보다도 더 모른다.

알면서도 전화도 해보고 백방으로 수소문해본 것은 단 하나... 뭐라도 하고 싶어서다. 방법이 없고 지켜봐야만 한다는데 그 마음이 힘들어서다.

아직은 안구진탕뿐이고, 흑심이는 눈이 보이지 않으니 어지럽진 않을 거라고 했다. 하지만 안구진탕이 오면 흑심이는 똑바로 걷는 걸 힘들어한다. 써클링과 헤드턴이 동반되고, 피곤한 듯 야옹거린다.

그걸 보는 것도 이렇게 마음이 무너지는데, 이건 시작이란다. 앞으로 경련, 발작, 마비... 어떤 증상이 언제 나타날 지 아무도 알 수 없다. 왜냐면 완전전뇌증 고양이는, 그중에서도 흑심이같은 사례는 전무후무한 탓이다.

만 8년 이상을 건강히 산 게 어떻게 보면 기적이라고 한다. 그러나 그 말은 나에게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는다.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내 고양이. 10년은 더 살고 가야지, 그렇지, 흑심아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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